"그래도 중국엔 아직 기회가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최근 중국 증시 투자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낙관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비록 중국 증시가 변동성이 크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회 요인이 있어 선별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을 방문해 현지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한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서도 이런 인식이 강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16인의 증권사 대표로 구성된 '뉴 포트폴리오 코리아'(NPK) 대표단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금융당국자들과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을 두루 접촉했다.
NPK 대표단의 일원인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 증시가 기로에 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현지에 직접 가서 점검한 결과 (중국 증시 투자가) 다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내년에 또 한 번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중국의 1∼2차 산업은 다운사이징되고 있지만 3차 서비스산업은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있다"며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정부 정책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중국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우세했다"며 "(현지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오른 것이 조정을 받은 것일 뿐 정부가 증시 부양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내에선 연 6%대 경제성장률도 중국 경제 규모로 볼 때 낮은 것으로 여기지 않더라"라며 "10%대 성장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안정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중국 증권사를 직접 방문해보니 최근 급락의 원인이 됐던 개인 신용거래 규모가 예상 외로 크지 않았다"며 "이번에 홍역을 치르면서 확실히 정리가 됐고 앞으로 변동성이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증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가운데 자본시장 개방 등 중국 당국의 의욕적인 금융 선진화 추진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권용원 사장은 "이번 중국 방문 후 개인적으로는 중국 시장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느꼈다"며 "아직 중국이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한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중국 진출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 유망 종목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인수·합병(M&A) 추진 등 여러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촉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서명석 사장은 "중국 금융투자업계가 우리나 일본, 대만 같은 선진국 금융시장에서 배우겠다는 자세를 보여서 개인적으로 인상이 많이 좋아졌다"며 "특히 핀테크 분야 등은 우리보다 한두발 앞서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번 중국 방문에서 인민은행 관계자가 긴 시간을 할애해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에 대해 설명하는 등 자본시장 개방에 대해 생각보다 더 집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