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창조경제와 유라시안 이니셔티브

입력 2015-1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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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창조경제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창업은 양과 질에서 두 배 이상 활성화하고 있다. 창업 생태계도 만들어지고 있다. 다양한 액셀러레이터들과 팁스(Tips) 프로그램이 창업의 질을 고도화하고 있다. 창업선도대학과 산학협력대학이 대학발(發) 창업을 이끌고 있다. 전국적인 창업 경진대회가 이를 확산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너무 많았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K Startup으로 통합되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과 창업을 연계할 것이다. 여기에 5년 내 창업자 연대보증이 내년부터는 면제된다.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되고 코스닥이 분리된다. 각종 규제가 완화되어 핀텍과 디지털헬스 등 융합산업의 기반이 형성된다. 기술사업화와 IP금융도 선도화된다. 2018년이면 기업가 정신 의무교육도 시행된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M&A 중간 회수 시장의 형성, 사내 벤처의 확산, 개방 플랫폼의 확대, 공정 거래 확립, 사전규제에서 사후평가로 전환, 창조적 교육 혁신 등 숙제가 많다. 그래도 우리는 창조경제 대장정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제 또 하나의 창조경제 어젠다를 추가하고자 한다. 바로 ‘유라시안 이니셔티브’를 위한 ‘창조경제 세계화’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이제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같이 가야 한다. 일류 국가는 단순한 경제적 강국이 아니다. 문화ㆍ사회적 자산이 축적되어야 한다. 추격자 시대에는 미국만 따라가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선도자 시대에는 우리의 문화를 바탕으로 주변과 네트워크를 이루어야 한다. 유라시안 네트워크는 경제ㆍ외교ㆍ정치ㆍ문화적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그리고 그 매개체로 ‘창조경제의 세계화’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유라시안 대륙의 수많은 국가들에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은 복음이 될 수 있다. 이들의 국가 발전 전략으로 그동안 한국의 산업화 전략이 전파되어 왔다. 그러나 산업의 가치사슬이 제조에서 창조성으로 이동하는 창조경제 패러다임에서 기존의 새마을운동과 산업화 전략은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예컨대 자동차 생산 공장을 유치하기 위하여 개도국이 수입 관세를 올리는 경우 실질적으로 국가에 득보다 실이 많은 경제 구조가 된 것이다. 대부분 산업의 부가가치에서 단순 조립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700달러(약 79만9400원)짜리 아이폰의 조립 비용이 14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개도국의 부가가치는 통신ㆍ교육ㆍ의료ㆍ금융ㆍ유통의 모바일화에서 창출되는 것이 훨씬 크다. 모바일 통신망이 인프라가 되는 신산업혁명은 벤처기업인이 이끌어야 한다.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벤처인을 육성하는 것이 개도국의 더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 수많은 현장 방문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개도국에는 사실 자금이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이 의무적으로 개도국 원조를 하는 금액이 1000억 달러를 넘는다. 그런데 지원된 시설을 현지에서 잘 활용할 인력의 부족으로 지속 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풀어 갈 대안으로 바로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은 1995년 벤처기업협회 창립으로 시작됐다고 봐도 좋다. 1차 벤처 붐의 결과 벤처기업협회가 주도한 코스닥과 벤처기업특별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또 실험실 창업제도, 인터넷 코리아 운동, 창업보육센터와 테크노파크에 이어 기술거래소로 1차 벤처 붐이 완성되어 이스라엘 등 전 세계가 부러워한 세계 최고의 벤처 생태계를 이룩했다. 이 부분만 설명해도 대부분의 개도국 관리들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곤 했다. 여기에 2차 벤처 붐으로 대표되는 창조경제 정책을 더하면 유라시안 이니셔티브를 위한 공적 개발 정책(ODS)이 될 것이다.

창조경제 정책의 세계화를 통하여 글로벌 허브 국가로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 바로 유라시안 이니셔티브의 실천안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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