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무한대로 지원할 테니 성공만 하세요.”
지난 13일 SK대전창조경제센터에서 만난 임종태 대전센터장의 목소리엔 힘이 넘쳐났다. SK그룹은 실리콘밸리 진출을 목표로 유망한 벤처기업을 우수한 스타기업으로 양성하는 데 집중하면서 대전센터에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소해 1주년을 맞이한 대전센터는 이미 벤처기업 양성 프로그램인 ‘드림벤처스 2기’ 10곳을 모집하고 10개월간의 인큐베이팅에 돌입했다.
드림벤처스 1기 중 하나인 씨메스는 어엿한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산업용 3D 스캐너’ 검사장비를 개발한 씨메스는 대전센터에 입주하면서 누적 수주 12억원을 달성했고, 1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특히 대전센터 멘토링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씨메스 장비를 반도체 생산라인에 적용 가능한지 내부 검토에 들어갔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낳으며 현재 씨메스는 SK하이닉스의 협력업체가 됐다.
이성호 씨메스 대표는 “창업 전에 나름대로 상당히 준비를 했지만 막상 문을 열어 보니 매출이 나지 않았고 자본금으로 근근히 버텨야 했다”며 “대전센터에 입주한 뒤 초창기 기업에 턱없이 부족한 것들을 지원받아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4명에서 9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현장에서는 ‘드림벤처스 2기’로 선정된 시리우스가 한창 미팅을 하고 있었다. 현재 버드레더·스탠다드에너지·와이젯·이지벨 등 10개 벤처기업이 대전센터와 협업을 통해 사업화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전센터의 한편에 마련된 ‘원-스톱 서비스 창구’에서는 변리사·변호사 등 전문가들이 항상 대기 중인 상태였다. 세 칸으로 이뤄진 창구에는 요일마다 상담 섹션이 나누어지고 있으며 중소기업청·지식재산센터·중소기업센터·신용보증기금 등 다양한 곳에서 금융·법률 상담 등 지원에 나서고 있었다.
박도용 SK대전창조경제센터 부장은 “벤처기업들이 창업에 나서면 특허권·재산권 등 다양한 문제를 접하게 되지만 법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면 상당한 자금이 소요된다”며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기업과 대전 시민 누구나 이곳을 이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전센터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벤처기업들이 해외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는 데 지원에 나서고 있었다. SK그룹은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세계적인 스타트업 투자전문기업 랩 나인(Lab IX), SK텔레콤의 미주 자회사 이노파트너스, 국내 최초 하드웨어 분야 전문 투자기획사인 액트너랩, 그리고 인텔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공모에 나서 3개 기업을 선정했다. 이 중 옵텔라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대전센터는 이 외에도 ‘기술사업화 장터’ 조기 구축을 위해 2400여건의 특허를 모아 벤처기업이 이용하도록 공유하도록 했으며, 3D프린터 등을 갖춘 팹트럭을 운용해 지역 창업 열기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