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그룹, SPP조선 인수검토… 중소 조선사 재편 청신호

입력 2015-10-23 09:12 수정 2015-10-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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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조선기자재업체인 비엔그룹이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 중인 경남 조선사 SPP조선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기업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중소 조선사의 인수에 나서면서 시장 재편의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엔그룹은 SPP조선의 전체보다는 사천, 통영, 고성 조선사 중 일부의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ㆍ합병(M&A) 업계 관계자는 “비엔그룹은 인수자금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SPP조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SPP조선을 매각하면서 ‘받을 만큼 받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금융기관이 조선사를 오래 보유하면 관리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SPP조선의 매각가격이 낮아지면 지역기업뿐 아니라 해외 재무적투자자(FI)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PP조선의 감정평가액은 5000억원이다. 사천조선소만 따로 평가하면 2000억원 수준이다. 이러한 가격은 채권단의 거래 접근 방식에 따라 더욱 내려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삼일회계법인과 삼성증권을 SPP조선의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들은 최근 매각작업 개시를 알리는 첫 회의를 가졌다.

비엔그룹은 대한조선공사, 현대중공업을 거친 조성제 명예회장이 창업한 회사다. 이 그룹은 비엔스틸라, 비엔케미칼, 대선주조 등 15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비엔그룹은 2011년에는 주류회사인 대선주조, 2014년에는 조선기자재업체 바칠라캐빈을 각각 인수하며 그룹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 비엔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다른 기업의 인수보다는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PP조선 이외의 국내 중소 조선사의 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다. 2010년 SPP조선과 함께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성동조선해양은 금융 지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의 채권단인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지난 19일 이 회사에 72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2010년 이후 성동조선해양이 들어간 채권단의 자금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채권단은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을 삼성중공업에 맡기려 했으나 삼성중공업이 거부하면서 경영협력만 맺은 상태다. 2010년 1월 수은과 자율협약을 맺은 대선조선도 매각 방향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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