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넥스 기업, 무소식이 희소식?

입력 2015-10-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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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현 자본시장부 기자

“코넥스 기업들은 무소식이 희소식인가요?”

투자를 전업으로 하는 한 개인투자자가 증권을 담당하는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은 잇따라 벤처기업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지만 유가증권 시장, 코스닥 시장 이야기일 뿐이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은 연간 3000만원을 한도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소액투자 전용계좌를 허용했지만 오히려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7월 33억원 수준이었던 코넥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들어 2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달에는 14억원대로 줄었다.

상장사 숫자도 신통치 않다. 당국은 올해 초 코넥스 신규 상장 목표를 100개로 내세웠지만 올해 상장된 회사는 현재까지 26개에 불과하다.

문제는 ‘무소식’이다. 좋은 일, 나쁜 일을 알릴 의무가 없다.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실적 지표가 가장 중요함에도 투자자들이 코넥스 기업의 정보를 알아내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코넥스 상장기업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사업보고서를 제외하면 분기 및 반기 보고서는 상장사가 자율적으로 제출하게 돼 있다. 실제 올해 90여개의 코넥스 상장사 중 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단 4곳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벤처기업이 많은 코넥스 특성 상 공시의무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신 7월부터 영업ㆍ생산, 채무 관련 공시의무를 추가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대안을 내놨다.

본질은 ‘공시’다. 더 많은 공시가 나와야 한다. 투자자들은 아는 것에만 투자한다. 모르는 것은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코넥스 보고서 왜 안 내냐고요? 그 회사에 대해 알 방법이 없어요” 최근 만난 증권사 연구원마저 코넥스 기업을 이렇게 외면했다.

금융당국이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니라고 믿고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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