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의 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OECD가 최근 발표한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물질적 삶은 개선됐으나 사회관계와 건강만족도, 안전감, 대기질 등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은 최하위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구당 순가처분 소득은 2013년 기준 2만270달러(약 2300만원)로, 조사대상인 29개국 가운데 20위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허덕였던 2009년 이후 순가처분소득 증가율은 12.28%로, 한국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의 연평균 총소득 증가율도 한국이 7.3%로 1위를 차지했다. OECD는 독일과 함께 한국을 금융위기 이후 물질적 토대가 나아진 대표적 나라로 꼽았다.
그러나 행복이나 삶의 질과 관련된 지표에서 한국은 바닥을 기었다.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를 묻는 ‘사회관계 지원’ 항목에서 한국은 72.37점으로, OECD 평균 88.02점에 크게 못 미치고 회원국 중 최저를 나타냈다.
특히 50세 이상 점수는 67.58점으로 1위인 아일랜드(96.34점)보다 무려 30점 낮았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건강만족지수도 35.1점으로 최하위였으며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도 61점으로 34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폭행에 따른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1.1명으로 14위를 차지했다.
환경 부문에서도 초미세먼지(PM2.5) 노출도가 23.83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수질만족도(77.90점) 역시 26위로 하위권에 속하는 등 한국인이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전체 36개국 가운데 29위였다.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도 OECD에서 가장 짧은 하루 48분이었다. 이 중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하루 3분, 돌봐주는 시간도 3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