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18ㆍ뉴질랜드)와 박성현(22ㆍ넵스)의 대결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ㆍ약 22억8000만원)이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관심사는 공동 선두에 오른 리디아 고와 박성현의 뚝심 대결이다.
리디아 고와 박성현은 18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ㆍ6364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 속해 우승컵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아시안 스윙 두 번째 대회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만약 리디아 고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면 현재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의 성적에 상관없이 세계랭킹 1위를 되찾는다.
리디아 고는 17일 3라운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맞대결을 펼친 박성현에 대해 언급해 미디어센터에 모인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리디아 고는 장타자 박성현과의 라운드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박성현 선수는 굉장한 장타자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17일)도 렉시 톰슨과 경기를 했다. (드라이버가) 나보다 20야드는 더 나가더라. 내가 그 정도를 보내려면 바람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리디아 고는 “하지만 (상대 선수 비거리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그런 것들을 일일이 신경 쓰다보면 내 경기가 안 된다. 그냥 내 스타일대로 경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PGA 투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박성현도 리디아 고에 대해 언급했다. “(리디아 고와) 꼭 한 번 경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리디아 고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냐는 질문에는 “(리디아 고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른다. 그냥 잘 치는 선수로만 알고 있다. 내일(18일)은 내 플레이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의 보이지 않는 심리전이 느껴지는 답변이다.
이 대회는 두 선수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회다. 리디아 고는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다. 또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에 대해 리디아 고는 “나뿐 아니라 제주도에 계시는 친척들, 우리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더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박성현 역시 양보할 수 없다. 만약 이 대회에서 박성현이 우승한다면 내년 시즌 LPGA 투어 카드를 획득,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는 시드전을 거치지 않고 LPGA 투어 무대에 데뷔할 수 있다.
상승세를 탄 ‘골프 천재’ 리디아 고냐, 첫 LPGA 투어 무대에서 챔피언 조에 든 ‘장타왕’ 박성현이냐. 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이 인천으로 쏠리고 있다.
한편 이번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세계랭킹 1ㆍ2위 박인비와 리디아 고를 비롯해 최나연(28ㆍSK텔레콤), 유소연(25ㆍ하나금융그룹), 김효주(20ㆍ롯데), 김세영(22ㆍ미래에셋), 장하나(23ㆍ비씨카드),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 이정민(23ㆍ비씨카드), 폴라 크리머, 렉시 톰슨, 브리타니 린시컴, 크리스티 커, 안젤라 스탠포드, 미셸 위, 앨리슨 리(이상 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청야니(대만), 펑샨샨(중국) 등 세계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