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찾는 상품 있나요?”
예·적금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은행에 갔을 때 다양한 상품 중 어느 상품에 가입할지 고민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도 예·적금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것은 시장 변동성이 큰 요즘 같은 상황에서 직장인들이 주식이나 펀드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예·적금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한다.
이런 예ㆍ적금 상품이 단순히 금리를 토대로 쉽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수익성은 기본이고 사람들의 투자 패턴, 사회 변화, 모바일 환경 등 다양한 부분이 고려된다.
◇ KB국민은행 예금 상품개발팀, 저금리 상황 속 숨은 조력자= KB국민은행의 예금 상품은 ‘상품개발팀’에서 만든다. 팀원은 총 6명.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필요해 연차가 낮을 것으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이 이용하는 상품이 예·적금인 만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팀원들의 직급과 연령도 천차만별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예금뿐만 아니라 대출, 복합금융 등 다양하다. 저금리 시대에도 예·적금 상품이 꾸준히 사랑받는 것은 바로 상품개발팀 덕분이다. KB국민은행만의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며 명실상부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은행에서 상품을 개발한다면 흔히 수익성을 가장 중시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물론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KB국민은행이 가장 신경 쓰는 부문은 ‘차별적 서비스’다. 금리가 낮고 투자 패러다임이 변하는 상황에서 은행 간 예·적금 금리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상품개발팀이 이달 말 시행을 앞두고 있는 계좌이동제를 대비해 내놓은 상품이 ‘KB국민ONE통장’이다. 기존 급여이체 특화 상품인 ‘직장인우대종합통장’과 함께 인기가 높다. 두 상품은 지난달 기준 판매잔액이 6조4210억원(345만좌)에 달한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때 압박이 클 법하지만 팀원들의 분위기가 좋아 서로 의지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이 현재 팀원들은 모두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해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다는 후문이다.
상품개발팀원은 인사 때 팀원이 바뀐다. 상품을 만들었던 팀원이 대출 영업을 나가기도 하고 지점에서 직접 고객을 상대하던 직원이 상품개발팀에 합류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지닌 직원들이 인사 때 새로 오면 미처 보지 못했던 시각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이런 환경은) 큰 차원에서 고객의 이익을 고려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성실하게 상품개발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개발, 금리 말고도 트렌드, 사회변화까지 반영= 상품개발팀이 빚어낸 히트상품으로 △KB Star*t통장 △직장인우대적금 △KB창조금융예금 △KB Smart★폰예·적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상품은 KB Smart★폰예·적금이다. KB Smart★폰예·적금은 이용자가 은행에 갈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이체 날짜를 지정하기만 하면 된다. 가입이 간편해 출시 후 많은 고객을 모았다.
상품개발팀의 한 팀원은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을 통한 거래량이 늘면서 금리 외에도 다양한 부가서비스 혜택이 강화되고 있다”며 “상품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모바일 및 인터넷 전용 ‘FUN 상품’이 개발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회 변화도 상품개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요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청년취업’과 ‘은퇴준비’를 겨냥한 상품이 대표적 예다.
‘첫 재테크 컬렉션’은 20~30대 청년들의 취업난을 반영해 만든 상품이다. 소액 예금에 금리 적용도 월복리라 상품 출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청년들은 취업에 성공했어도 낮은 임금과 높은 물가로 경제적 자립이 어렵다. 기존 은행 서비스는 주로 고액자산가 및 주거래 고객에게 집중적으로 제공돼 사회 초년생들이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KB골든라이프 컬렉션’은 중장년층을 위한 상품이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연금 생활자들이 늘자 이들을 위해 맞춤형 패키지를 내놓았다. 연금수령을 위한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통장, 목돈마련을 위한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적금, 여유자금 운용 상품인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 모두 연금 수령자를 우대하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