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결국 교체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무려 4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굴려 ‘자본시장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자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은 전일 오후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통보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홍 본부장은 기존 임기대로 내달 초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홍 본부장이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며 “조만간 후임 인선 작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초 시장에서는 홍 본부장이 2년 임기를 채우고 1년 더 연임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독립 여부를 둘러싸고 홍 본부장과 최광 이사장간 불화설이 불거진데다, 최근 경제개혁연대까지 연임 반대를 공식화하면서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본지 2015년 10월12일자 자본시장 대통령, 홍완선 국민연금 CIO 연임 ‘가시밭길’ 참조)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삼성 특혜 논란으로 홍 본부장이 국민연금의 신뢰성을 훼손했다”며 “주주가치에 반하는 의결권 행사로 공정성 논란을 자초한데다, 국감에서 제대로 해명도 못 해 감사원 감사가 정식 요청되는 등 국민연금의 공공성도 해쳤기 때문에 기금운용본부장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홍 본부장이 재임 기간에 단행한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평가 기준의 잦은 교체로 시장 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 지난 7월 국민연금이 시행한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 수익률 일일 평가 제도 시행 이후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연금기관에서 단타 매매를 일으킨다는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급기야 국민연금은 이 제도 시행 두 달 만에 해당 제도 도입을 없던 일로 하고, 한 달 기준의 도입을 대안책으로 제시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일일평가 시스템이 시행된 두 달 만에 폐지됐다고 하나, 이미 이 과정에서 기금운용 명성을 쌓아온 운용사들이 수 백억원에서 수 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 당했다”며 “특히 단타 매매에 쫓긴 운용사들의 무리한 모멘텀 플레이로 시장의 변동성도 급격히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홍 본부장의 교체 수순에 따라 국민연금은 조만간 비상임이사 회의와 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에 나선다.
지난 2013년 제6대 기금운용본부장 공개 모집 당시 총 22명이 지원한 바 있다. 국민연금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인사 검증 등 2개월에 걸친 기금운용본부장 선임 작업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