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증권, 은행, 보험사 등 금융지주 내 모든 계열사의 거래 실적을 기반으로 쌓인 포인트를 통합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사용하지 못한 적립 포인트가 수천억 원 대에 이른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 적립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13일 국내 최초로 금융 계열사 공동으로 고객 관리 마케팅 플랫폼인 ‘하나멤버스’를 출시한다.
하나멤버스는 계열사 은행, 카드, 증권, 캐피탈, 생명보험, 저축은행 등 계열사의 모든 거래 실적에 따라 고객들이 포인트 개념인 ‘하나머니’를 쌓고 계열사 간 금융 수수료 결제 및 멤버쉽을 맺은 가맹점에서도 현금처럼 사용하도록 했다.
일례로 고객이 하나멤버스를 통해 주식 위탁 매매 등을 할 경우 하나머니를 부여하고, 고객은 적립한 하나머니를 쓸 수 있다. 하나머니가 1만원 이상 쌓일 경우 자동현금입출금기(ATM)에서도 현금처럼 뽑아 쓰게 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GS25편의점과 SSG머니, OK캐시백과 멤버쉽 제휴를 맺은 상황이며, 연말까지 10여개의 가맹점을 추가 확보 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포인트 적립제도를 운영 중이다. 농협금융지주는 금융지주 계열사 뿐 아니라 경제지주에서도 사용가능한 ‘채움 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카드 결제 때 포인트를 지급하며 이를 대출이자·신용카드 이용대금 납입 등에 쓸 수 있고, 전국 하나로마트에서도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하나멤버스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금융지주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격적인 서비스인 만큼 인기를 끌면, 자사 고객들의 요청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달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와 맞물려 대량 고객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민·신한은행은 지주내 계열 카드사와 연계해 포인트를 은행 내에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주사가 없는 은행인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협력사와 포인트 통합을 추진 중이다.
인터파크·SK텔레콤·IBK기업은행 등 15개사가 참여한 컨소시엄 아이뱅크(I-BANK)는 주주사 고객들에게 지급해온 각종 포인트와 쿠폰 등을 아이뱅크 예금을 통해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KT와 GS리테일 등 20개 협력사와 각사의 포인트를 통합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