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이 삼성전자의 일부 TV 소비전력 테스트 결과가 실제 사용하는 조건과 다르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하자 삼성이 발끈했다.
가디언은 이날 유럽연합(EU) 출연 연구기관인 ‘컴플라이언TV’의 미공개 실험 결과를 인용해 삼성 TV의 ‘모션 라이팅(motion lighting)’이 국제전기표준위원회(IEC) 테스트 조건에서는 TV 밝기와 소비전력을 낮추지만 실생활 시청 조건에서는 소비전력 절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모션 라이팅’은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조도를 조절해 전력소비를 절감하는 기술이다.
앞서 컴플라이언TV는 지난 2월 실험 후 보고서에서 삼성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실험실에서 TV와 관련된 다양한 행동을 하고 조도를 측정한 결과 TV가 테스트 조건과 비슷한 행동을 포착해 그에 따라 전력소비를 조절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루돌프 하인츠 컴플라이언TV 제품 실험실 프로젝트 매니저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은 문자 그대로 법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법에 담긴 취지’를 따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최근 배기가스 시스템 조작으로 논란을 일으킨 폭스바겐 스캔들을 연상시킨다고 꼬집었다.
이에 삼성이 강력히 반박했다. 삼성은 공식 블로그에서 “모션 라이팅은 표준적인 ‘아웃 오브 더 박스(설치 후 별다른 조정 없이 바로 실행되는 기술)’세팅”이라며 “테스트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되도록 기본적으로 설정해놨다. 이를 폭스바겐 조작 장치와 비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U집행위원회(EC)는 이번 소비전력 테스트 논란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EC는 “가전제품의 에너지효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에너지효율을 인위적으로 설정하는 이른바 ‘조작 장치’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