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상승률이 6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에도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은 9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0.1%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세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9월 에너지 부문 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8.9%나 떨어졌고, 에너지부문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인플레율은 지난달 0.1%로 떨어지면서 디플레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6개월 만에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나타냄에 따라 다시 디플레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그러나
1월 -0.6%, 2월 -0.3%에서 3월에 -0.1%로 하락폭이 줄어든 데 이어 4월에 O%를 기록했다. 뒤이어 5월 인플레율이 3%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그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디플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앞으로 수개월간 다시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CB는 지난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국채 매입 등을 통해 매월 600억 유로씩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ECB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단스케뱅크의 페르닐 봄홀트 한베르그 애널리스트는 “ECB가 적어도 12월, 혹은 내년 1분기까지는 현 수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내년 9월까지 이어진다면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가 하향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8월 실업률은 11.0%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8월(11.5%)에 비해서는 0.5%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유로존 국가 중 독일의 실업률이 4.5%로 가장 낮고 그리스가 가장 높은 25.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