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폭락, 위안화 가치 절하 등 중국발 혼란을 겪은 투자자들의 시선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꽂히고 있다. 소용돌이 치는 경제 분위기에 휩쓸려 부동산 시장 역시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는 우려감에서다. 이 가운데 중국 부동산 시장에는 재앙이 닥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매튜스아시아의 앤디 로드먼은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기고문을 통해 주택 구입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레버리지 비율이 높지 않은 점, 매년 신규 거래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붐’은 끝났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건설 부문과 합쳐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게 차지할 만큼 중요한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노동자에게 시장에서 매매되는 가격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정부 소유의 주택을 살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주택 보유 수준도 선진국을 뛰어넘는다. 현재 중국의 주택 소유 비율은 89%로 미국과 영국의 64%를 웃돈다.
이는 중국 경기가 침체하기 전 활황세를 걸었던 영향도 컸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9% 이상 성장했고, 동시에 도시의 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12%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도시 소득 증가율은 7%, 지방 소득 증가율 역시 7%를 각각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실질 소득 증가율이 1%, 0.3%에 머물렀던 미국, 영국과 비교하면 대단한 수치다.
중국 경제가 급성장했던 이 기간에 소비자들은 주택 거래 방법으로 현금을 택했다. 거품이 일어나기 위한 악조건인 차입금 비율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빌리려는 금액의 30%에 달하는 담보를 맡겨야 하는 것과 비교할 때 수월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동시에 거래 정보가 일부 시장 투자자들에게만 전달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이 자기 소유의 집이 있는 투기꾼들로 인해 좌지우지됐던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부동산 매매자들이 수입한 자료들이 불과 10%도 안 된 부동산 구매자에게만 공개된 것만 봐도 거래 정보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어두운 단면을 갖고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건재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로드먼은 분석했다. 신규주택가격도 지난해 4% 올랐던 것과 달리 6%가량 떨어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거래 비율이 높지 않은 만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미미하다.
뿐만 아니라 주택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것도 긍정적이다. 매년 1300명이 결혼을 하고, 이들은 주택 신규 거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올해 도시에 위치한 1000만채 주택을 살 계획이다. 이는 작년 미국의 신규거래와 비교할 때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수입 역시 완만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가구 저축도 지난 10년간 300% 증가했다. 이는 러시아, 브라질, 이탈리아보다 많은 수치다.
FT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은 끝났지만 예전보다 성숙된 시장은 재앙에서 멀어져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