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연이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국내 금융시장이 이들째 출렁였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위안화 가치를 1.86% 인하한 데 이어 12일에도 위안화 가치를 1.62% 내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8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1.7원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0월 4일(1194.0)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전일 종가 대비 15.9원 급등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중국이 위안화를 1.62% 추가 절하하면서 이날 10시 30분께부터 폭등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달러당 1195.5원으로까지 상승해 그리스 재정 위기가 고조됐던 2011년 10월 5일(고가 1208.2원) 이후 가장 높은 고점을 기록했다.
코스피도 이틀째 기습적인 위한화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위안화 평가절하의 여파에 장 초반 약세로 출발했지만 제한적 하락폭 속 오전 한때 오름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중국의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는 빠른 속도로 하락해 장중 1950선까지 후퇴했다. 결국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1.18포인트(0.53%) 하락한 1975.47로 마감해 5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 또한 장 초반부터 1%대 하락하다 위안화 추가절하에 장중 한때는 5.42%까지 폭락하며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장 막판 낙폭이 줄었음에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06포인트(2.06%) 하락한 717.20으로 마감했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 영향으로 이미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82%, 1.89% 하락한 바 있어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또 한 번 타격을 받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경우 이틀째 이어진 원화 절하는 글로벌 금융 투자자들에게 중국 경제가 정말 안 좋다는 신호를 줘 불안 심리 자극하면서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내일도 위안화의 움직임을 보면서 달러당 1190원대 전후로 움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또다시 위안화 절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증시에선 그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틀 연속 위안화가 큰 폭으로 평가절하되자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는 한국의 원화를 포함해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신흥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99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에 기관과 개인은 각각 2617억원, 17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와 관련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당수 산업에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신흥 시장에서 단기적인 자본 유출 심화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