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규제개혁, 최대 걸림돌은 공무원

입력 2015-08-03 09:14 수정 2015-08-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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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겠다고 강조했지만 공무원들의 보신주의가 규제 개혁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이 몸을 사려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완화 정책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센터가 대한상공회의소 소속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 이상의 기업이 공무원의 문제를 지적했다.

규제개혁 문제점으로 27.3%는 ‘소통·피드백 미흡’을, 21.3%는 ‘공무원의 전문성 결여’를 꼽았으며, 이 응답률은 전년도(26.3%, 13.7%) 대비 각각 증가한 모습이다.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에 대한 만족도는 전년 2.81점보다 상승한 3.14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공무원의 규제개혁 의식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는 2.58점으로 작년도와 동일한 점수를 받았다. 기업들이 현장에서 규제개혁과 관련된 공무원들의 의식변화를 별로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계 관계자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풀어도 일선 지자체 조례나 공무원의 재량 행위로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규제개혁을 경제 활성화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지난해 들어 강력한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세월호 참사로 민관 유착에 의한 규제의 무력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규제개혁의 기본방향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무조정실은 품질이 낮고 주먹구구식의 규제를 지양하고자 규제비용총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무원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간 규제비용총량제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 때 순비용 기준으로 규제 부담 정도를 측정해 비용 기준으로 기존 규제를 폐지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규제비용편익 자동산정시스템’을 도입하고 오는 10월부터 전 부처를 대상으로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비용총량제는 분석적ㆍ행정적 기반 마련이 필수로, 이를 도입한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역대 정부가 규제개혁을 강조해왔지만 구호 위주로 전개돼 성과는 미미했다”며 “규제 자체가 ‘암덩어리’라는 시각은 지양하고, 규제의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규제개혁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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