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금리에 비해 다소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과거 특판 개시와 함께 엄청난 고객이 몰려든 것과 달리 최근에는 과거와 같은 쏠림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수신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저축은행의 고객층이 다변화되면서 신규로 끌어들일 고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른 최근 저축은행들이 지점을 개설하는 등 수신고를 높이기 위해 특판 정기예금을 실시하고 있으나 과거와는 달리 판매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1월 이수역지점을 개점하면서 처음으로 인터넷 예약제도를 도입해 특판 정기예금을 판매했는데, 당시 하루만에 당초 한도를 모두 마감했다. 그러나 22일 명동지점 개설 기념으로 지난 7일부터 특판 정기예금 인터넷 예약을 받고 있으나 아직 마감이 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여타 저축은행도 상황이 마찬가지다.
한국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최근 특판을 실시하면 판매속도가 전반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저축은행 규모가 커지면서 특판의 한도가 다소 커진 영향도 있지만, 이보다도 전반적으로 고객의 몰림현상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과거 저축은행에서 특판을 실시하면 고객의 몰림현상으로 인해 여타 업무를 보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방문을 하지만 과거처럼 혼잡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고객층이 다변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4년전 은행예금이 사실상 마이너스금리가 되면서 저축은행이 상대적 고금리로 각광을 받으면서 많은 고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은행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예금자보호가 되는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해 예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저축은행에 많은 고객들이 몰리면서 수신고가 확대되는 등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이 때문에 무한정 고객 및 수신이 쉽게 늘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고객층이 다변화 되고 있다”며 “이러한 형상으로 고객들이 단기적인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거래를 하고 있어 특판의 과거와 같은 인기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외펀드 등을 통한 대안투자가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해외펀드 등이 그리 많지 않았다”며 “그러나 특히 최근 들어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등의 혜택이 주어지면서 펀드상품을 대안투자처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많은 저축은행이 경쟁적으로 특판을 실시하는 것도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점 개설에 따른 기념 특판은 물론 만기 도래에 따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특판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절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을 유혹하기 어렵다는 것.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타 저축은행에 비해 금리가 0.1~0.2%P만 높아도 많은 고객이 몰렸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이 정도 보너스 금리로는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 최소 0.4%P 정도는 돼야 고객의 눈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의 모 저축은행의 경우 주위 저축은행보다 0.4%P 정도 높은 금리를 제공해 주변의 타 저축은행들의 수신이 감소한 경우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특판 예금의 판매 속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신고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증가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저축은행업계 전체 수신고는 44조5126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6조9646억원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