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7월 16일 夏蟲疑氷(하충의빙) 여름 벌레는 얼음을 모른다

입력 2015-07-16 10:5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알지 못하고 여름 벌레는 얼음을 알지 못한다.[井蛙不知海 夏蟲不知氷] 장자 추수(秋水)편의 아래와 같은 글을 바탕으로 만든 말이다. 북해의 신 약(若)이 겸손을 몰랐던 황하의 신 하백(河伯)에게 한 수 가르쳐주는 대목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는 것은 이들이 머무는 곳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여름 벌레에게 얼음 이야기를 해줄 수 없는 것은 이들이 사는 때에 제약돼 있기 때문이다.”[井蛙不可以語於海者 拘於虛也 夏蟲不可以語於氷者 篤於時也]

매미의 애벌레인 굼벵이는 땅속에서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을 지낸다. 그런데 매미가 되어서는 불과 1~3주 만에 죽는다. 그 짧은 삶도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애벌레 기간이 2년이나 되는 늦반딧불이는 달팽이를 잡아먹다가 어른이 되면 이슬만 먹는데, 스무날 남짓 살 뿐이다. 일본 속담에는 “반딧불이는 스무날, 매미는 사흘”[螢二十日に蟬三日]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여름 벌레가 얼음을 모르는 건 당연하다. 여름 벌레가 얼음을 의심한다[夏蟲疑氷], 여름 벌레가 아는 척하느라 얼음을 말한다[夏蟲語氷]는 성어가 여기에서 생겨났다.

조선 중기의 문신 계곡(谿谷) 장유(張維·1587∼1638)는 ‘만필(漫筆)’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바다를 의심하고 여름 벌레는 얼음을 의심하니 이것은 보는 것이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의 군자라고 하는 이들 역시 조금 이상하다 싶은 자연현상이나 변화에 대해 들으면 문득 손을 내저으며 믿지 않고 말하기를 ‘세상에 어찌 그럴 리가 있겠는가’라고 한다. 그 안에 없는 것이 없는 천지의 위대함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자기 견해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여, 일체 거짓으로 여겨 무시한다면 얼마나 옹졸한 생각이라고 하겠는가.”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4,587,000
    • +1.02%
    • 이더리움
    • 4,500,000
    • -2.95%
    • 비트코인 캐시
    • 584,000
    • -4.18%
    • 리플
    • 954
    • +3.81%
    • 솔라나
    • 294,700
    • -1.11%
    • 에이다
    • 762
    • -6.96%
    • 이오스
    • 766
    • -1.92%
    • 트론
    • 249
    • -1.58%
    • 스텔라루멘
    • 177
    • +4.73%
    • 비트코인에스브이
    • 77,900
    • -6.37%
    • 체인링크
    • 19,080
    • -4.31%
    • 샌드박스
    • 401
    • -4.5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