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국내 면세점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10일 오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결정되면서 업계 구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롯데는 신라면세점과의 주도권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롯데는 이번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특허 실패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처음부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게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국내 시장서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신동빈 회장이 이번 특허 신청과 함께 모든 관계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려 별다른 유치 활동을 하지 않은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롯데면세점 측은 “이번 입찰을 통해 롯데면세점이 제시한 대기업ㆍ중소면세사업자가 함께 운영하는 복합면세타운은 국내 면세 산업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부각됐다”며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최선의 노력을 다 했으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롯데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2014년 기준으로 롯데면세점은 52%, 호텔신라는 3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7%는 한국관광공사와 한화, 신세계가 점유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롯데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60.5%로 2위 호텔신라와 두 배 이상 격차를 나타내고 있지만, HDC신라면세점의 특허 회득으로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하반기에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본점)ㆍ월드타워점의 특허를 사수하기 위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소공점은 매출은 지난해 약 1조9700억원으로, 서울시내 면세점 총 매출액(약 4조3500억원)의 45.4%를 차지하는 알짜배기다. 롯데로서 잃게 되면 가장 뼈아픈 곳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말 만료 예정인 본점과 월드타워점 특허를 수성해 한국 관광 및 면세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면세사업자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