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경제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임인 브릭스(BRICS)가 신개발은행 창설 점검을 마쳤다.
9일(현지시간) 브릭스는 회원국간 협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러시아 중부 도시 우파에서 열린 이틀간의 회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산업·기술·금융 분야 등에 걸친 회원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서방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등에 맞서기 위한 신개발은행 및 위기대응기금 창설 추진 과정을 점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회의에서 “모든 BRICS 회원국 정상들과 함께 2000억 달러(약 226조5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신개발은행과 위기대응기금 창설 과정이 마무리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신개발은행이 BRICS 회원국의 운송 및 에너지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할 것”이라면서 “내년부터 첫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RICS 회원국과 개발도상국의 지속적 성장 프로젝트 및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하기 위한 신개발은행은 지난해 브라질 BRICS 정상회의에서 설립 합의가 이뤄졌다.
BRICS 회원국의 신개발은행 협상 대표들은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7일 모스크바에서 제1차 이사회를 열고 은행 조직 및 운영과 관련한 준비작업을 완료했다. 은행 본부는 상하이에 차려질 예정이며 임기 5년의 초대 총재에는 카마트 전 인도공업신용대출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선출됐다. 법정 자본금 1000억 달러는 회원국들이 20%씩 분담키로 했다.
또한 BRICS는 회원국들의 금융 위기 시 긴급 외화 지원을 위한 1000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을 조성하는 절차도 서두르기로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신개발은행의 첫번째 지원 사업으로 재생에너지 분야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BRICS가 테러리즘과 마약과의 전쟁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국제통화기금(IMF) 운영에서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의 발언권과 대표성을 강화함으로써 이 기구의 지배구조를 개혁해 나가는 데 BRICS 국가들이 힘을 모으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브릭스 정상들은 회의가 끝난 뒤 회의 결과를 담은 ‘우파 선언문’, BRICS의 향후 활동 방향을 담은 ‘행동 계획’, ‘2020년까지의 BRICS 회원국 간 경제협력 전략’ 등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