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강제로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6일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는 중간 신용등급의 신용분석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이같은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중금리 대출을 서민금융 차원에서만 접근하고 있다"며 "이에 시장이 왜곡된다는 일각의 지적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강제하는 것은 영업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업체별 손실률 차이로 프라이싱(pricing)에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꼬집었다.
현재 국내 금융권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대의 은행권 저금리와 연 15∼34.9%인 2금융권 고금리로 양분돼 있다. 10% 전후의 중금리 대출은 단층(斷層) 현상을 보인다는 얘기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금리 양극화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4342만 명 중 5~6등급의 중신용계층 1216만명(28%)이 금리 사각지대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백 연구원은 서민 금융지원을 위해 설립된 2금융권 등 업권별 균형 발전을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백 연구원은 "은행의 중금리 대출 확대로 일부 고객들이 은행으로 이탈시 저축은행의 영업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법정 최고금리를 업권별로 다양화하되 업권별 칸막이 설정 등으로 금리 차등화를 유도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시장기능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정부 차원의 간접적인 지원이나 보증기관의 보증서 발급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줄이면서 중금리 대출 확대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