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김승환 동성결혼 재판에 쏠린 눈 [e기자의 그런데]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공식 '동성 부부'가 있습니다.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와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 김승환 씨.

지난 2013년 9월 7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양가의 축복' 속에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현재 이들은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라 '동거인'입니다.

혼인신고서를 접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탓이죠.

구청에선 '판례상 동성 간의 혼인이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는

답변만이 되돌아 왔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에 김조광수와 김승환 부부는

지난해 5월 21일 동성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을 냈고

6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이에 대한 심문기일이 열립니다.

이날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한국 최초 동성혼 재판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여기서 잠깐!

대한민국에서 동성결혼은 불법일까요, 합법일까요?

우리나라는 민법상 동성연애 관련 규제가 없어 이 자체가 불법은 아닌데요.

그러나 동성 결혼은 허용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국내 동성 커플들이 동거인 신분으로

법적 부부가 누리는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죠.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지적하는 부분도 이 대목입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이 국민에게 부여하는 혜택을

가로막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것이죠.

(사진=JTBC '썰전')

그러나 최근 이들 부부의 기대를 모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26일.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내려진 것인데요.

사실 미국에서도 '동성결혼'은 오랫동안 찬반논쟁이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법원은 "헌법은 법이 닿는 한 모든 사람에게 자유를 약속한다" 라며

오랜 논쟁 끝에 미국 헌법 본질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해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하고 있는데요.

한국 갤럽이 지난해 12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에게

동성결혼 법적 허용에 대한 찬반을 물어본 결과

찬성은 33%, 반대는 58%였습니다.

여전히 찬성보다 반대 비중이 더 크긴합니다만

2001년 같은 조사에서 찬성 17%, 반대 67%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동성애에 대한 국민 인식이 점점 관대해 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러한 국내외적인 분위기 속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말입니다.

세계적인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당장 '동성결혼'을 인정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우려의 목소리,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성소수자 퀴어문화축제.

15회째인 이 축제. 올해는 역대 최장기간, 최대 규모로

서울의 심장부 '서울광장'에서 개막식과 퍼레이드를 했는데요.

그만큼 성소수자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지만, 반대 측의 규모도 함께 커졌죠.

(사진=JTBC '썰전')

미국이 허용했다고 해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국제적인 '흐름'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전세계 200여개국 중 동성결혼을 허용한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21개국.

나머지는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지 않죠.

남미나 아프리카에서는 동성연애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 처벌하는 곳도 있고요.

(사진=뉴시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충분한 논의 속에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동성결혼에 대한 생각은 개인에 따라 나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이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입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려야 하는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 제도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김조광수와 김승환 부부의 이번 소송을 계기로

동성결혼이 공론화 돼

우리가 동성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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