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달간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상승 동력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6월 들어서는 매도세로 방향을 급전환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동안 85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주에는 5거래일(8~12일) 연속 '팔자'에 나서며 670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3천111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내며 올해 1월 6일(-3300억원) 이후 5개월여만에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보였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는 1월(-1조390억원)을 빼고는 2월 1조3257억원, 3월 2조9111억원, 4월 4조6493억원, 5월 1조7253억원 등 4개월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결국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10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온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이들의 투자 방향 전환은 증시에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자본 이탈 우려도 제기된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외국인 수급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FOMC 회의에서 9월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하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월간 기준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출기업 등의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가 다소 꺾인 점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 이익 전망치가 자동차, 정보기술(IT), 조선, 운송 등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소폭 하락하며 외국인 매수세가 단기적으로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그간 외국인의 순매수세 배경으로는 유럽의 양적완화 등이 있지만, 기업 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외국인 매도세를 추세적인 방향 전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달러 강세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금리 인상 속도도 그다지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꺾였다기보다는 잠시 주춤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