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1ㆍ하이트진로)와 이정민(23ㆍ비씨카드)의 왕좌 쟁탈전이 뜨겁다. 전인지와 이정민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나란히 3승을 올리며 각종 순위 1·2위 휩쓸고 있다.
출발은 전인지가 좋았다. 전인지는 올 시즌 세 번째 대회로 치러진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고,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도 각각 우승을 추가, 상금순위(5억3399만원)와 대상 포인트(219), 평균타수(69.88)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이정민은 지난달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과 E1 채리티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하며 전인지를 뒤쫓고 있다. 상금(4억1434만원), 대상 포인트(207), 평균타수(69.86) 부문 2위다.
올 시즌 열린 11개 대회 중 두 사람이 가져간 우승컵은 6개다. 이런 페이스라면 두 선수는 남은 대회에서 최소 2승 이상은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완벽한 양강 구도다. 투어 2년차 고진영(20ㆍ넵스)이 시즌 초반 2승을 몰아치며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지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우승 이후 출전한 네 개 대회에서는 톱10에 들지 못했다.
전인지와 이정민의 양강 구도는 기록이 입증한다. 호쾌한 장타이 특기인 이정민은 올해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251.34야드를 기록하며 김민선(20ㆍCJ오쇼핑)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249.12야드를 날린 전인지는 4위다. 그러나 전인지는 페어웨이 안착율 84.59%(11위)로 장타력을 뒤받침했다. 이정민은 그린 적중률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이정민은 9개 대회에서 81.71%의 그린 적중률을 선보이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파3 그린적중률도 12위(76.04%)다.
하지만 본게임은 이제부터다. 18일 개막한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해 아직 18개 대회가 남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한화금융 클래식(이상 총상금 12억원) 같은 대규모 상금 대회도 7월 이후 집중됐다.
문제는 몸이다. 곧 시작될 장마와 무더위, 그리고 체력관리가 하반기 투어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전인지와 이정민. 플레이 스타일도 성격도 전혀 다른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이 올 시즌 KLPGA투어 하반기 흥행에 불을 지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