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런던증권 거래소(LSE)에 주식예탁증서(DR)를 재상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일모직은 12일 "삼성물산은 국내 합병 절차와 일정에 맞춰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DR의 자발적 상장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DR은 해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자국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해주는 상품이다. DR은 일정 수량의 보통주나 우선주로 교환할 수 있다.
현재 런던증권거래소에는 삼성물산 주식을 기초로 발행된 DR만 상장돼 있고, 제일모직 DR은 상장돼 있지 않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합병비율에 따라 신규 발행된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DR을 신규로 발행해 다시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런던증권거래소에 삼성물산 DR이 상장돼 있다는 이유로 소송 지역을 해외로 확대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제일모직은 앞선 지난 3일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삼성물산 DR 관련 사항을 검토 중에 있고, 검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고만 밝힌 바 있다.
런던증권거래소와 현지 금융감독당국인 FCA(Financial Conduct Authority)가 기존 삼성물산 DR의 상장 폐지와 관련한 검토 결과를 통보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DR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현재 런던증권거래소에는 삼성물산이 발행한 DR 54만9천좌, 원주로는 27만주가 상장돼 있다. 의결권 기준으로 하면 0.17% 수준의 물량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율을 고려하면, 통합 법인의 DR 규모와 의결권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