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증시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이 또 연기되면서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MSCI는 9일(현지시간) 연례 지수 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A주 편입을 잠시 유보하기로 했음을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A주는 지난 2013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나 시장 개방성과 투명성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MSCI는 중국이 언제라도 이런 이슈를 해결하면 내년 6월 정기리뷰 이전에도 A주를 편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수년간 개방성을 확대하는 개혁정책을 펼쳤음에도 리뷰에 실패해 차후에라도 통과하는 것이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이 결정은 10조 달러(약 1경1200조원)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인 중국 A주가 당분간 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라고 WSJ는 설명했다. 많은 외국 펀드매니저가 지수에 따라 자신이 운용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MSCI의 지수를 폭 넓게 사용한다.
지금도 MSCI 지수에서 중국 비중은 26%에 이른다. 그 가운데 대부분은 홍콩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주식인 H주다. 중국 본토증시 달러 표시 주식인 B주와 등록지가 해외이며 홍콩에 상장했으나 사실상 중국 본토기업인 레드칩(Red-Chips)도 MSCI지수에 이미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가장 규모가 큰 A주가 편입된다면 그 비중이 37.5%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MSCI는 결정에 앞서 연기금과 자산매니저, 브로커들과 여러 차례 회동했으나 일부 머니매니저들은 A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쿼터제를 통해 제한돼 있고 상하이와 홍콩증시를 연동하는 ‘후강퉁’ 관련 결제와 과세 등 기술적 이슈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편입을 부정적으로 봤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선전거래소에 대한 제한적 접근이 주요 장애물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선전거래소에는 1600여 종목이 거래되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재 쿼터를 통하지 않고는 이 시장에 들어올 수 없다.
A주가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에서 또 고배를 마시자 중국 당국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자본 시장 개방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의 야심찬 시도가 또 물거품이 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MSCI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시장 접근성 이슈와 충분한 유통량 확보 등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중국은 아직 선전과 홍콩증시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증권당국이 이르면 오는 9월 ‘선강퉁’을 시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후강퉁’에 이어 ‘선강퉁’이 시행된다면 그만큼 MSCI 편입도 가까워지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