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10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가 확인되면서 영유아와 청소년 등 소아청소년환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10대 학생인 67번 환자(16)는 1일 발열 증상을 보인 후 안정적인 상태로, 증세가 가벼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은 메르스에 잘 걸리지 않고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앓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메르스 환자 연령의 중위값(모든 환자를 일렬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선 환자의 나이)은 50세 정도로 높은 편이다.
작년 9월 소아감염병저널(Pediatric Infectious Disease Journal)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만 17세 이하 메르스 감염자는 11명에 그쳤다. 당시 사우디의 총 확진자 수 287명과 비교하면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지만 소아청소년은 메르스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없어 보건당국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당국이 확인한 소아청소년 감염자 11명 중에서도 2명만 증상이 나타나고 9명은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전문가들도 소아청소년은 호흡기질환 등 메르스 바이러스에 취약한 질환이 있지 않은 한 대부분 무증상 감염으로 지나간다고 말한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최근 메르스 민관합동 세미나에서 “메르스와 사스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지만 사스는 소아과 환자가 많은 반면 메르스는 드물다”며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환자가 주로 생기는 성과 연령이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