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금융 성장, 한국금융이 직면한 최대 리스크"

입력 2015-06-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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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학회 `한국금융 비전` 세미나

권구훈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일 중국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되면 한국증시에 부정적인 여파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위기의 한국금융,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정책심포지엄에서 패널 토론자로 나서 "현재 한국금융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금융의 성장에 있다"고 말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중국의 경제에 대해 주로 초점을 맞춰왔는데 중국이 금융개방을 하고 있고, 그 개방 속도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중국 금융시장의 급속한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그는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을 성공적으로 하더라도 한국에는 위기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위기 사례로 이달 심사가 예정된 중국 본토 주식의 MSCI EM 지수 편입 문제를 들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포함돼 있는 MSCI EM 지수에 중국이 편입되면 투자자들은 중국 몫을 늘리기 위해 한국 주식을 팔게 될 것"이라며 "이는 1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5년, 10년간 지속적으로 발생할 문제"라고 경고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은행, 보험,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금융기관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 시장에서는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중국의 금융빅뱅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핀테크 시대, 금융자율화와 민간금융의 정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의 금융산업은 관치금융이라 불리는 '하방향(Top-Down)' 금융이 지속되면서 악순환을 되풀이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나타난 소비자 피해로 금융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관치금융의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핀테크 시대'를 맞아 정부는 선수나 코치 역할을 중단하고 제도 디자인과 심판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며 "민간도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해 금융보신주의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단기적으로 기업구조조정 시장에서 역할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벤처펀드와 온렌딩(간접대출) 지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유능한 외국인 CEO를 영입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흥식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형 금융자산국가를 위한 금융개혁의 모색'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개인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해 자본소득 형성과 안정적인 노후생활 기반 마련을 도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세제 및 제도상 혜택을 부여해 근로소득의 일부를 젊어서부터 비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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