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석, 본격적인 혁신 작업을 앞둔 지도부에 쓴 소리를 쏟아냈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주재한 이날 간담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9명이 자리했으며, 이들은 각 지자체의 혁신행정 성과를 알리는 것 못지않게 중앙당이 지역 민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설령 싫은 마음이 들어도 모두가 민주주의 절차와 규칙에 대해 승복하면서 당의 화합을 이뤄야 한다”고 계파갈등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안 지사는 “저는 (계파가 다른)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앉아 있어도 똑같이 응원한다”며 “당도 국가도 마찬가지고, 어떤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의 전진”이라고 강조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도 “우리당의 문제는 귀족화의 문제다. 현장에서 멀어지면서 중앙집권화 됐다는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동굴 속에 앉아 있으면 허상만 볼 위험이 있다. 한번쯤 본질로 돌아가 우리 당이 진정으로 무엇을 추구하는 당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재보선에서 당의 정신적 거점인 광주의 민심을 보면서, 우리가 처절하게 섬기는 자세로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새로운 리더 그룹들을 영입해 새로운 청년성을 회복해야 집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체장들의 조언을 들은 문 대표는 “당에 자치와 분권의 DNA가 흐른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그러나 단체장들의 혁혁한 성공이 당의 지지로 모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혁신의 방향이 중앙에서 지역으로, ‘여의도’에서 국민 속으로 가야한다. 현장 속에 들어가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단체장들은 국회 간담회 후에는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당의 혁신방향에 대한 조언을 이어갔다.
이 전남지사는 “당의 위기는 복합적이고 구조적이고 뿌리가 깊은데, 혁신이 왜곡되거나 좌절되면 시도지사들도 가만히 앉아있기 어렵다. 문 대표도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비장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시대적 지도자가 있느냐, 그리고 시대를 상징할만한 신진그룹들이 수혈되느냐가 중요하다”며 “당 전체가 손해를 감수하고 실현할 때 혁신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도 “역대 대통령 지지도 변화 추이를 보면 취임 후 절정이던 지지도가 첫 내각인선을 하는 순간부터 어긋난다. 혁신위도 첫 인선 후 정쟁이 시작되면서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이를 두려워하면 안되고, 대의에 충실하면서 잘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