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2조원 하회 우려로 시장에서 소외되던 삼성전자가 12일 200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22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었으나 대체로 양호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동시에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밝히며 삼성전자 주가는 중장기적인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익 2조원 '회복'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52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0% 증가했으며,다시 2조원대로 복귀하며 시장의 낮아진 기대수준에 부합했다.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3.1% 증가한 15조6892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달성했고,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전분기보다 각각 7.1%, 7.3% 증가한 2조7059억원, 2조3456억원이었다.
이번 실적은 국내 22개 증권사의 컨센서스인 매출 16조1874억원, 영업이익 2조1347억원을 각각 4982억원, 823억원 밑돌았다.
증권사별로는 대한투자증권이 매출 15조6600억원을 예상해 실제 매출에 가장 근접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NH투자증권이 2조500억원을 예상, 실제와 24억원 차이에 불과했다.
반면 한누리투자증권,교보증권의 매출 추정액은 각각 16조8390억원, 16조6246억원으로 실제보다 1조원이상 큰 차이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한화증권이 2조3069억원, 동부증권이 1조9438억원을 예상해 최고와 최저를 기록했다.
◆평탄한 2조원대 이익트렌드 지속될 듯
부문별로는 반도체와 LCD의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31%, 90% 증가했다. 디지털미디어부문은 영업손실이 지속됐으나 국내외 자회사 실적 호조로 지분법 평가이익이 5400억원 발생했다. 통신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4% 줄었으며, 비수기를 맞았던 생활가전부문도 적자가 지속됐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영업실적이 사업부 내 가장 좋았으나 기대에 비해 실망스럽다"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체로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4분기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며 "반도체와 LCD부문의 경쟁력이 발휘된 4분기 실적이나 생활가전부문이 부진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민후식 한국증권 연구원은 "1월 초 영업이익이 2조원을 밑돌 것이란 우려로 주가가 빠졌으나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며 우려로 하락한 부분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창원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실적은 사업부문별로 시기별 엇갈림 속에 2조원 전후의 평탄한 영업 이익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며 DRAM은 상고하저, Flash와 LCD는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파악했다.
◆자사주 매입 '약발'있을까?
삼성전자는 이날 보통주 280만주, 우선주 40만주 등 총 1조 8088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 시기는 오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다. 자사주 매입규모는 비슷하지만 매입시기가 다소 앞당겨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의 저점을 형성할 것이나 주가상승의 강력한 촉매로 작용하기는 다소 힘들다는 분석을 내놨다.
임홍빈 이사는 "그동안 많이 하락한 만큼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주가 하방경직성이 확보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에는 큰 상승 모멘텀이 없어 크게 오르긴 힘들다"고 밝혔다.
민후식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매입시마다 매도공세를 펼치던 외국인이 최근에 대량 매도한 만큼 이번에도 매물이 더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자사주 매입이 지수를 끌어올릴 만한 강력한 촉매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지수상승 역할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영업이익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글로벌 기업에 견줄만한 이익률을 유지했다"며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수익률을 밑돈 만큼 60만원 회복은 쉬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70만원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약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의 업황회복 등 촉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