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체인 고제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하기 위해 ‘황금낙하산’ 및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했다.
농산물 가공기계 제조업체 대원GSI가 최근 고제의 지분 16%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으나 경영권을 쥔 CMH홀딩스측의 지배 기반은 한층 견고해졌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제는 지난 5일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20일 최대주주인 최재균 대표와 CMH홀딩스간 지분 6.81%(70만6452주)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에 따라 이사진을 새롭게 선임하는 등 CMH홀딩스가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고제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 긴급발의로 ‘황금낙하산’을 도입했다. 정관 제38조(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조항에 적대적 M&A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들이 해임 또는 강제퇴직 당했을 때 회사가 통상적인 퇴직금 외에 보상금으로 각각 50억원, 30억원씩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적대적 M&A가 발생했을 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장치를 통해 M&A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는 예방적 방어전략이다.
또 정관 제30조(이사의 선임)에 이사 해임이나 결원으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할 때는 주총에서 ▲출석주주 의결권 4분의 3 이상 ▲발행주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했다.
현행 상법상 이사 해임 때 필요한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의 ‘특별결의’ 요건보다 한층 까다로운 의결 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고제의 이 같은 조치는 CMH홀딩스가 경영권을 인수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보유지분이 취약한 탓에 향후 있을지도 모를 적대적 M&A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제는 CMH홀딩스가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지 8일만인 지난해 12월27일 대원GSI가 새로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대원GSI는 지난해 10월30일(변동일 기준)부터 장내에서 고제 주식을 사고팔며 지난 3일 현재 고제 지분 16.08%를 확보했다.
대원GSI는 지분 취득 목적이 ‘단순 투자’에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분 규모로 볼 때는 고제의 경영권을 인수한 CMH홀딩스에게는 위협 세력이 아닐 수 없다.
한편 고제는 이번 주총에서 채만희 CMH홀딩스 대표이사 등 6명을 사내이사, 최남수 디자인유니트 대표이사 등 2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감사에는 김진태 태승개발 대표 및 박희연 넥스 상무이사를 선임했다.
또 대표이사도 신규 선임된 채만희 CMH홀딩스 대표와 정병철 한국코사리베르만 부서장 공동대표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