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경상수지 흑자가 많이 쌓이고 있기 때문에 해외 증시, 인수합병(M&A), 수입 등의 방면으로 투자를 촉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나 세제상 인센티브를 포함한 종합적인 방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외투자 진흥에 열을 올리면서도 유독 해외자원개발 투자 앞에선 냉랭하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광업 분야 해외자원개발투자액(신고액 기준)은 2012년 112억1000만 달러(한화 약 12조2133억원), 2013년 79억5000만 달러, 2014년 4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해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또한 올 1분기의 경우 9억7000만 달러만 광업 분야 해외자원개발에 투입돼 전년 동기 대비 47.3%까지 감소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수익성이 명약관화한 가스공사의 호주자원개발사업이 도마에 오르면서 '캐쉬카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석유공사 등의 해외사업 분야도 추가투자가 올스톱된 상태다.
96%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에너지빈국에다 저유가로 자원개발투자비가 저렴해진 현시점에서 해외자원개발이 쇠락하고 있는 데는 정부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는 정부의 성공불융자금 집행액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성공불융자금이란 해외자원개발 등에서 생산 실패 시 융자금을 감면해 주지만 성공 시 원금, 이자 외에 15년간 순수익금의 20%를 특별 부담금으로 징수하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광물 분야 성공불융자금은 한때 130억원(2008∼2009년)에 달했다. 하지만 2013년 54억 2000만원, 2014년 23억 5800만원에 그쳤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성공불융자금에 대해 제도 폐지를 포함한 내년도 예산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전문가는 "개인의 문제인 '비리'가 국가산업의 수십년 근간인 자원개발까지 영향을 준다면 이는 큰 문제"라며 "중국 국영에너지 기업인 시노펙 등이 유가폭락으로 30%이 수익률이 줄었지만 저유가를 기회로 꾸준히 해외투자 기조를 놓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