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미수' 혐의 김홍도 목사, 항소심서 집행유예
법원에 위조문서를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홍도 전 금란교회 담임목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홍승철 부장판사)는 30일 사기미수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목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목사는 미국선교단체에 '북한에 교회를 짓겠다'고 약속했다가 이를 지키지 않아 150억원대 국제소송에 휘말렸다. 김 목사와 금란교회는 지난 2000년 IPI와 미국 오리곤주의 '평화선교지원센터(Peace&Mission Support Center)'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 목사 측이 2008년까지 북한 내 1000명 이상의 교인이 출석하는 교회를 설립·운영하고, 센터 측으로부터 980만 달러(한화 108억여원)를 지원받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김 목사와 금란교회는 센터로부터 일부 지원금을 받고도 협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협정을 인수한 IPI는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사건을 맡은 미국 오리곤주 멀트노마 카운티 순회 법원은 김 목사와 금란교회에 "IPI에 1438만 달러(약 159억원)를 지급하라"는 징벌적 손배배상을 인용한 판결을 내렸다.
IPI는 금란교회와 김 목사가 이에 응하지 않자 "미국 법원 판결대로 강제집행을 해달라"며 다시 우리나라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 과정에서 김 목사는 자신의 변호를 맡았던 A법무법인이 미국소송 당시 상대 법률대리인에게 제공한 사건 자료라며 법원에 위조문서를 제출하고, A법무법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일반인이 볼 때 위조 사실을 알기 어렵고 피고인이 문서 감정을 신청했던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사기미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목사가 일간지 두 곳에 A 법무법인을 비방한 것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목사가 원로 목사로 교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있음에도 해당 법무법인이 비밀 유지 의무를 어긴 것처럼 광고를 게재해 죄질이 나쁘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김 목사가 A법무법인 명의로 문서를 위조했다고 판단하고 사기미수 혐의를 인정,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