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4월 29일은 ‘세계 골프 없는 날’(World No-Golf Day)이다. 1992년 태국 푸껫에서 열린 ‘21세기를 위한 민중행동, 제3세계 관광포럼’에서 논의가 시작돼 1993년부터 각국에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골프장 건설을 지양하고, 골프 대신 환경을 생각하라는 취지다. 골프 배척자들은 산불 피해 면적보다 골프장으로 인한 산림 훼손 면적이 훨씬 더 크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환경-생태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골프가 로비와 비리의 불건전한 운동이라는 인식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준국사범(準國事犯) 취급을 당하는 것도 딱한 일이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이 오히려 자연을 살리고, 황무지에 멋지고 새로운 자연을 조성한 경우도 많다. 지역주민 고용효과 또한 크다. 두 달 전 박근혜 대통령이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것도 이런 점 등을 감안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자는 발언일 것이다.
우리나라 골프장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안양골프장 9번 홀에는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무한추구(無限追球)라는 예서 휘호가 새겨진 바위가 있다. 원래 追求라고 써야 하는데, 求를 球로 바꾼 것이다. 수도 없이 많이 치면서 골프공을 따라다니라는 뜻은 아닐 테고 인생에서 무한을 추구하듯 골프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하라는 뜻이 아닐까? 신사의 운동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공을 정직하게 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매너와 몸가짐을 갖춰야 한다. 골프에서 중요한 점은 공이 놓여 있는 상태 그대로 치고, 친 다음에는 주변을 원래 상태대로 되돌려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