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은 24일 삼성생명과 페럼타워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4200억원 수준으로 삼성생명 외 삼성 일부 계열사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의 사옥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6조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204억원, 당기순손실 2924억원을 기록했다.
또 브라질 CSP 일관 제철소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회사의 재무 부담을 늘리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5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었다.
장세주 회장은 올 초 “페럼타워 매각은 없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장 회장의 언급과 달리 동국제강은 지속적으로 매각을 타진해 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페럼타워 매각은 올 초부터 적극 검토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페럼타워 매각으로 동국제강은 건물 준공 5년 만에 사옥을 잃게 됐다.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의 아들 장세주 회장은 2007년 옛 사옥을 철거하고 2010년 28층짜리 신사옥 페럼타워를 준공했다.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은 “사옥 짓는 데 왜 돈을 들이나. 그럴 돈 있으면 공장 설비를 늘려야지”라고 충고했다. 이에 장세주 회장은 준공 이후 “송구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아버님이 본사 사옥 짓는 일에는 마음 쓰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사회환경과 시대적 요청이므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