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 않아 배당투자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투자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현지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 펀드'를 운용하는 대니얼 로버츠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2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로버츠 매니저는 "과거 펀드 내에 한국주식을 보유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1주도 투자하고 있지 않다"며 "MSCI 월드지수에 편입된 한국 종목이 100개 정도가 되는데, 배당수익률이 1%도 안되는 종목이 대부분이며 3%를 넘는 종목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강화한다면 좀더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과 관심이 한국으로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성공적인 배당 투자를 위해서는 고배당을 주는 종목으로만 무차별적으로 매수해서는 안된다는 진단도 내놨다. 배당 지속성과 주가가 고평가돼 있지 않은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견해다.
그는 "배당투자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며 "6~7% 이상 고배당을 주는 기업의 경우 장기적으로 예상만큼 배당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글로벌 선진국 주식들의 예상 배당 수익률과 실현 배당수익률을 살펴보면 예상 배당수익률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오히려 실현 배당수익률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유럽 금융주의 경우 과거 배당 수익률이 7~9%까지 갔었으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이제는 유지되지 않고 있다"며 "유럽 통신주도 대표적인 고배당주였으나 현재 배당이 많이 줄었고 주가도 하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지 철저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배당의 성장성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계속 배당이 증가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로버츠 매니저는 “지난 10년 동안 매년 높은 배당을 유지해 온 '배당 귀족주'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 배당귀족주 종목들의 주가는 시장 대비 수익률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변동성은 시장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한편 그가 운용중인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 펀드는 경기 사이클에 상관없이 꾸준히 높은 배당 지급 여력을 갖춘 대표적인 글로벌 배당귀족주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지난 2013년 2월 설정 이후 이 펀드는 38.15% 수익을 올리며 벤치마크지수를 12.40%포인트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