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등 유통부문은 장남에게, 현대H&S 등 자산관리 등 부문은 차남에게 각각 분할하는 큰 밑그림 속에 정몽근 회장이 현대그룹에서 현대백화점을 갖고 분가해 나온 것처럼, 정 상무도 궁극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에서 분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룹분할 구도를 매듭짓기 위해서는 여전히 계열사간 지분 정리가 필요한 곳이 많아 향후 어떤 방식으로 교통정리가 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지선 부회장 현대百 17% 보유 일찌감치 지배기반 갖춰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999년 4월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나온 이래 현대백화점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과 현대홈쇼핑, 종합유선방송(SO) 중심의 온라인 유통을 아우르는 대형 유통그룹으로 변모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기준(12월1일 현재)으로 현대백화점을 비롯, 한무쇼핑ㆍ현대쇼핑ㆍ현대DSF 등 백화점 부문 4개 법인과 현대H&S, 현대홈쇼핑, 현대푸드시스템, 10개 SO 등 2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계열사간 지분 구조는 현대백화점, 현대H&S, 현대쇼핑 등 3개 계열사를 중심축으로 '삼각 출자구조'를 형성하면서 현대백화점, 현대H&S가 다른 계열사를 아우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100% 자회사인 현대쇼핑은 현대H&S 9.95%, 현대H&S는 현대백화점 12.44% 등 각각에 대해 다른 계열사들 중 가장 많은 출자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계열사들의 사실상 지주회사다. 현대쇼핑 외에도 한무쇼핑 37.7%, 현대DSF 40.97%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로서 18.70%,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그룹 SO 지주회사인 에이치씨엔의 최대주주로서 36.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에이치씨엔은 에이치씨엔서초방송 67.23%를 비롯, 디씨씨 66.83%, 에이치씨엔경북방송 55.61%, 에이치씨엔금호방송 63.73%(디씨씨 30.00%), 에이치씨엔부산방송 72.30%, 에이치씨엔충북방송 59.48%, 관악케이블티브이방송 88.76%, 씨씨에스 40.46%, 충북방송 25.52%(씨씨에스 74.48%)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백화점 부문 3개 계열사를 비롯해 현대홈쇼핑, 10개 SO로 이어지는 계열사들이 현대백화점의 지배권 안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현대H&S는 호텔현대(이하 지분율 100.00%), 웰푸드(100.00%), 현대F&G(62.12%), 현대드림투어(100.00%), 호텔현대경포대(100.00%) 등 5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또 현대홈쇼핑에 대해 현대백화점 다음으로 많은 16.00%, 에이치씨엔에 대해서도 현대홈쇼핑(36.61%), 현대쇼핑(21.92%), 현대백화점(21.88%)에 이은 4대주주로서 11.48%, 현대푸드시스템에 대해 10.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교선 상무 8월 현대H&S 최대주주 등극
정지선 부회장은 정몽근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정몽근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총괄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정지선 부회장은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 2001년 기획실 이사, 2002년 현대백화점 기획ㆍ관리 부문 부사장을 거쳐 2003년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계열사들에 대한 보유지분도 현재 현대백화점(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37.31%)의 지분 17.1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확실한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다.
특히 정몽근 회장이 장남인 정지선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인 일련의 후계 작업에서 현대푸드시스템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현대푸드시스템은 정지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서 지분 50%, 현대쇼핑과 현대H&S가 각각 20.5%, 10.0%를 보유하고 있는 정지선 부회장 개인 소유의 기업이나 다름없다. 등기임원직도 맡고 있다.
현대푸드시스템은 현재 현대백화점 지분 4.19%를 보유하고 있다. 2004년 10월20일 정몽근 회장이 넘긴 지분이다.
정 부회장 동생인 정교선 상무는 현대H&S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올들어 정몽근 회장이 정교선 상무의 현대H&S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켜 주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 들이다.
정몽근 회장은 지난8월30일 현대H&S 지분 10.1%를 정 상무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정 상무는 현대H&S 지분을 기존 11.3%에서 21.3%로 늘리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에이치에스아이가 청산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현대H&S 지분 1.33%를 시간외 매매를 통해 정 상무에게 넘기기도 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일단 현대백화점 등 유통부문은 장남에게, 현대H&S 등 자산관리 등 부문은 차남에게 각각 분할하는 그림은 그려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홈쇼핑과 SO 분할 구도 관심
현대H&S는 대기업을 상대로 한 특판 및 식자재, 여행업을 하는 업체로 최근 청계천 재개발이 활발해 지면서 부각되고 있는 세운상가뿐 아니라 압구정동 일대 금강쇼핑센터 등 총 4개의 알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출자 지분에서도 보듯 호텔현대와 호텔현대경포대 등의 현대백화점그룹내 호텔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의 또다른 핵심 사업인 현대홈쇼핑과 종합유선방송업에 대해서는 분할 구도가 명확하지 않아 향후 지분 정리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홈쇼핑과 SO 지주회사인 에이치씨엔을 중심으로 한 유선방송 사업부문을 정 상무의 몫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정몽근 회장 일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정 상무가 현대홈쇼핑 지분 5.35%, 에이치씨엔 6.0%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상무가 현대홈쇼핑과 유선방송 사업부문을 장악할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우선 현대홈쇼핑은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백화점이 최대주주로서 18.70% 지분을 갖고 있고 현대H&S 16.0%, 정 상무 5.35%, 4개 SO 7.4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에이치씨엔도 현대홈쇼핑이 36.6%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정 부회장의 지배권 안에 있는 계열사 지분이 43.8%(현대백화점 21.9%, 현대쇼핑 21.9%)에 이르고 있다. 반면 정 상무 영향력 안에 드는 지분은 정 상무 지분 6.0%와 현대H&S 11.5%르 합해 17.5% 수준이다.
따라서 정 상무가 현대홈쇼핑과 유선방송 사업부문을 맡기 위해복잡한 지분구조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정 부사장의 도움이 필요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후계 분할 구도를 완성할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