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고리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당시 원전 측은 큰 불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화재 규모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사고 축소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7일 배광덕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지난 3월 31일 고리원전 3호기 터빈실 배수펌프에서 모터과열로 발생한 화재 당시 상황을 찍은 CCTV 영상을 받아 분석한 결과, 원전측은 7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고 밝혔지만 연기는 1시간 이상 뿜어져 나와 시야를 완전히 가릴 정도로 건물 내부를 뒤덮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감식에 나섰던 소방 전문가는 “배수펌프 주변에 대형 기름통이 있었다”면서 “불길이 번졌더라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한수원 고리본부 측은 31일 8시 23분께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 3호기 터빈건물 내 급수가열기 배수펌프에서 불이나 본부소방대가 출동해 오후 8시 50분에 진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모터에서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났고 이를 조기에 발견해 7분 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연기가 많이 발생해 완진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수원 측은 발전소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원전 가동이 자동으로 정지되지만 급수가열기 배수펌프는 발전효율을 높이는 장비로 안전과 관계가 없어 발전소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길이 더 확산했을 경우 원전가동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고리원전에는 지난해 11월에도 4호기 연료건물에서 불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