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해외 관광객들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한국과 일본, 러시아가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사상 처음 1억 명을 돌파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홍콩인이 차지했다. 지난해 9~10월의 반정부·민주화 요구 시위에도 홍콩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6% 늘어난 470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초 춘제(구정)와 이달 홍콩 방문객 수는 뚜렷하게 감소했으며 이는 홍콩 내 반중국 정서가 커진 것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쇼핑 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동안 많은 관광객이 홍콩을 주요 쇼핑 거점으로 활용했다. 이들은 분유에서부터 핸드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사들였으며 특히 럭셔리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제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서는 비데와 밥솥, 한국에서는 화장품 등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제품을 구매한다고 FT는 전했다. 한국과 일본도 홍콩처럼 매력적인 쇼핑 장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국가여유국(관광국) 산하 관광연구원의 다이빙 원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제 럭셔리에서 일상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구매한다”며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쇼핑을 부의 과시로 보지 않고 정말 필요한 것들을 산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모든 돈 있는 중국 중산층이 홍콩을 방문했으며 다른 나라들이 우리 관광객들을 위해 비자정책을 완화하고 있다”며 “홍콩은 관광지로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 원장은 일본 엔이나 러시아 루블 등 다른 나라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관광객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일본과 중국은 정치적 긴장이 여전하지만 지난달 일본 방문 중국 관광객은 35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0%나 늘었다. 러시아 관광국은 지난해 약 41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중국이 독일을 제쳤다고 밝혔다.
한국은 비자절차 간소화와 더불어 한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달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51만6787명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이제 쇼핑은 물론 해외에서 색다른 경험과 문화체험도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온라인 여행업체 씨트립에 따르면 올 봄 벚꽃시즌 일본 방문객이 예년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