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대분야 부패척결’ 사정기관 총동원… 친이·재계 불만

입력 2015-03-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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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2일 이완구 국무총리가 선포한 공공·민생·경제 등 3대분야 부패척결과 관련해 검찰은 물론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들의 총동원령을 내리며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친이(친이명박)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또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가 기업으로 확대되는 것을 두고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부패척결 관계기관회의’를 통해 공공, 민생, 경제금융 등 3대 부패척결 분야를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법무부를 비록해 경찰,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 등 사정기관 차관급 간부들이 총 집결했다. 이 자리에서 추 실장은 “각 기관들이 부정부패는 단호하게 척결해 나가되 비리의 환부만을 정확히 찾아서 제거함으로써 정상적인 기업활동이나 일상적인 국민들의 생업 행위 등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해외자원개발과 방산 비리를 시작으로 대대적 사정작업이 민생, 경제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관별 부패척결 과제들이 확정되고 향후 추진 대책이 논의됐다. 현재 검찰에서 진행중인 기업 비자금 사건, 방산비리, 해외 자원개발 비리를 비롯해 △탈세(국세청) △국외 재산도피(관세청) △주가조작(금감원) △불공정거래(공정위) 등으로 추진 과제가 확대됐다.

하지만 친이계를 중심으로 불만이 관측되고 있다. 친이계 좌장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18일 참석한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원외교 수사는 당연히 문제가 있으면 해야 한다. 하지만 내부가 부패한 상황에서 외부를 수사하니 그게 문제”라며 “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패청산을 그렇게 했는데도 (척결이) 안 되고 계속 이어져 오느냐, 권력 내부의 문제들은 청산하지 않고 안으로부터의 부패는 눈을 감고 밖에 있는 부패는 손을 대니까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이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도 이날 “새머리 같은 기획”이라며 격렬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최고중진연석회의 이후 “문제가 있으면 수사하면 되지만 왜 그걸 담화를 하고 수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뿐더러 분명 부메랑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딱 3년차에 접어들면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다 (전 정권을) 수사했지만 실패했다”며 “지금 현역 의원들도 감옥을 갔다 와서 버젓이 정치활동하는 게 다 왜 그러겠나. 그게 다 면죄부 줘서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누가 기획을 했는지, 정말 새머리 같은 기획”이라며 “역대 정부가 수사를 정권의 레임덕 현상을 반전시켜 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성공한 케이스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17일 포스코건설에 이어 18일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처럼 검찰의 수사 대상 기업이 확대되면서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재계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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