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급자 수가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 증가율보다 더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연기금 고갈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을 수령한 65세 이상 노인은 227만명으로, 전체 노인인구 652만명의 34.8%였다. 수급자 수는 2009년 126만 5000명에 비해 1.8배가 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최근 5년간 65세 이상 인구는 1.2배가 늘었다.
이같은 추세의 원인은 국민연금에 10년 이상 가입해 연금수령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대거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입자는 늘지 않고 수급자만 늘어날 경우 기금 고갈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국민연금연구원은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 추세를 살펴보면, 2013년 기준 가입자는 2074만명이고 노령연금 수급자는 284만명으로 가입자가 수급자보다 훨씬 많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로 인해 2060년에는 노령연금 수급자는 1448만명, 가입자는 1357만명으로 역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가입자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수를 나타내는 이른바 '제도부양비'는 2013년 13%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110% 수준까지 높아진다. 국민연금 가입자 1명이 1.1명의 수급자를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가 줄면서 수입은 감소하고 연금급여를 받는 수급자가 늘면서 지출은 증가하면 이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수지도 악화된다. 나아가 2060년으로 예측한 기금 고갈 시기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국민연금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20~30년간은 연금지급으로 나가는 돈보다는 보험료로 들어오는 수입이 많은 구조다. 그러나 점차 지출이 증가하면서 2044년에는 지출이 총수입(보험료수입과 기금투자수입을 합한 금액)을 넘어 수지적자가 발생한다. 이후 적립기금마저 급격히 감소, 2060년에는 완전히 소진돤다.
국민연금연구원 신승희 재정 추계분석실 전문연구원은 “지금의 고령화 추세에서는 가입자와 수급자의 불균형적인 구조를 피할 수 없는 데다, 현행 급여방식 아래에서는 국민연금의 기금소진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65세 이상 인구 대비 연급수급자 비율은 전북 순창군이 46.1%(9160명 중 4223명 연금 수급)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경북 청도군(45.8%), 전남 화순군(45.5%), 전남 장성군(44.3%), 울산 동구(44%)가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