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짓눌렀던 악재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으며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현재 3월의 매크로 환경은 달라졌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작년 하반기에 글로벌 원자재 가격 약세를 이끌었던 △중국과 유럽의 부진 △강(强)달러 △유가급락과 같은 요인 중 달러 강세를 제외한 다른 요인들은 대부분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이 1월에 양적완화를 결정하고 3월부터 돈을 풀기 시작했고, 중국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시작하면서 재정지출을 늘려 인프라 투자에 나서 자국에서 과잉 생산했던 부분을 빨리 소진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시점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는 달러는 여전히 상품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작년과 달리 현재는 중국 및 유럽의 부양정책 등으로 달러 강세를 상쇄할 만한 여러 요인을 가졌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달라진 매크로 환경 속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과도하게 낙폭을 확대했던 산업용 원자재에 대해 저가매수에 나설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는 흔들리고는 있지만 40-50달러 범위 내에서 바닥을 잘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도 악재를 반영하면서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는 여전하지만 유럽은 양적완화를 취하면서 소비 모멘텀을 지지해준다고 했을 때 작년 하반기와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가의 바닥 확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원유의 재고 부담은 여전하지만 현재 저유가는 수요라는 측면에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3월이 바닥잡기를 해야 하는 시기라 보는 것은 1~3월 비수기를 지나 4월부터 정유시설 가동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4월부터는 공급우위의 부담감이 줄어들 수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보면 3월부터는 저가매수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어 “하반기 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의 반등을 기대한다면 상반기가 저가 투자 매력은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의 성장률 우려에 대해선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으며 앞으로 중국의 정책적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사실상 작년 말부터 중국 경제성장률 컨센서스는 6.9~7%로 이미 나왔고,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에 대해선 이미 가격에 반영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HSBC은행과 마켓이 2월 중국 제조업 PMI를 예상보다 높은 50.7로 발표한 것을 예로 들면서 중국 정부의 지준율 인하 및 금리인하 등 수용적 통화정책이 실물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용적 통화정책을 한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7% 성장률을 방어하기 위해 계속 무엇인가를 할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런 것이 기대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 등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중국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프라투자가 상당한 국가들이 있다”며 “중국에 대한 우려감을 상쇄하지는 못하더라도 밑에서 받쳐줄 수 있는 요인은 된다”고 평가했다.
인도 모디 정권은 지난달 말 2015년 예산안을 17조8000억 루피로 발표하면서 GDP 성장률을 2014년의 7.4%에서 한층 상향된 8~8.5%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두고 인도 모디 정권이 적자를 감축하는 대신 투자를 확대하며 고성장 전략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내 원자재 ETF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달러 강세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미국 ETF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국내 원자재 ETF는 원유 ETF를 제외하곤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아직은 미국 금리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기이기 때문에 미국에 상장된 ETF에 저가 모멘텀으로 투자한다면 자본 이득뿐만 아니라 환 측면에서 이익 모멘텀도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