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제2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서울에어(가칭) 대표이사가 선임되자 기존 LCC인 에어부산 주주들이 동요하고 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는 유상증자를 통한 주주 달래기에 나섰으나, 이 마저도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류광희 아시아나항공 여객본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서울에어 대표로 선임했다. 이는 서울에어 본격 시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이달부터 에어부산에 이은 두 번째 LCC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서울에어 설립 의지를 밝혔지만 기존 LCC인 에어부산 주주들의 반발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는 에어부산 김해 사옥 설립과 IPO(기업공개)를 결정하고 주주 설득작업에 나섰다.
에어부산 일부 주주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옥 설립 대가로 자금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참여를 제안받았고 결국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 주주는 “지분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고, 에어부산의 운영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주주 입장에서 굳이 추가로 목돈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측은 “사옥 설립은 부산주주, 아시아나항공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동의를 구해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게다가 에어부산은 2012년부터 이익을 내며 현금을 충분히 확보한 무차입 기업으로 사실상 비용은 부담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46%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54%)를 부산시와 넥센, 세운철강, 동일홀딩스 등이 나눠 갖고 있다.
IPO 역시 주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상장 후 주주들이 확보한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 경우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매입하면 결국 에어부산은 고스란히 금호아시아나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에어부산의 IPO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부산기반 LCC, 서울(인천)기반 LCC 모두를 소유하겠다는 속내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