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한 국가보조금]국회의원 ‘선심성 지역예산’이 혈세 누수 키워

입력 2015-0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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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심의 시기 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정치권의 ‘쪽지예산’은 ‘국고보조금 사업’의 비효율적인 집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벌이는 특정 사업에 예산을 따내기 위해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 민원성 예산을 슬쩍 밀어 넣는 선심성 지역예산 이른바 ‘쪽지예산’은 매년 근절을 외침에도 불구하고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2015년도 예산안’에서 대표적 쪽지예산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4500억원 증액됐다. 의원들은 평소 쪽지예산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막상 이 시기가 되면 다음 선거를 위해 이 같은 관행을 되풀이하곤 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예산안 심사에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쪽지예산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예산심사 시간의 부족으로 소수의 위원들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벼락치기 식으로 심사를 진행하다보니 이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이뤄지는 쪽지예산 근절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은 대부분 처리가 보류되거나 심사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이중에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013년 발의한 법안도 포함돼 있다.

쪽지예산은 지역의 각종 도로 및 하천 정비 사업과 철도공사 사업 등 주로 국고보조사업에 투입된다. 지난해 관광자원 개발 명목으로 사찰건립 등 종교단체에 지원되는 예산들도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에 우선적으로 예산이 배정되곤 하는데 문제는 예비타당성 조사도 마치지 않는 등 불확실한 사업 등에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들도 의원들과 지역의 이해관계를 활용해 관련 사업 예산을 타내려는 경우도 있다.

쪽지예산을 활용한 정치권의 ‘전횡’은 국고보조금 누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고보조사업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예산 매칭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이기주의가 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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