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5일 본회의를 열어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에 나선 가운데, 여야 다선 의원들이 작심한 듯 개헌 공론화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은 날이다.
5선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6선의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은 이날 각각 대정부질문 첫 번째, 두 번째 질의를 자처해 잇달아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다선 의원들이 질의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재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중임제·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아 통일, 외교, 국방 등 나라의 큰 일들을 맡게 하고, 그외의 나라 살림은 총리에 맡기자”고 했다. 국가 발전을 위해선 권력 구조뿐만 아니라 국가의 틀 자체를 개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개헌이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블랙홀’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개헌특위 구성 등 개헌 논의 자체를 막는 것은 당위성이 없다”면서 “경제 활성화와 개헌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로 질의에 나선 이해찬 의원 역시 대통령 중임제와 책임총리제 개헌을 촉구하며 정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그는 △5.24조치 해제 및 정상회담 추진 △세종시 활성화 방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 무죄 판결 등을 따졌다.
통일 분야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한반도 통일의 첫 걸음은 보수와 진보가 진영 논리의 어두운 창살을 제거하고 함께 힘을 모을 때 가능하다”면서 “여당의 북한 인권과 야당의 북한 인권이 다를 수도 없다”고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서는 “대북 전단 살포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민간 전력의 하나”라면서도 “대대적인 사전 홍보 행위 등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윤후덕·박완주 의원 등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선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책임총리제 구현 차원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