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카메라업체인 일본의 캐논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논이 28억 달러(약 3조600억원)에 스웨덴 CCTV업체인 엑시스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캐논은 주당 340크로나에 엑시스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는 스톡홀름증시에서 전날 엑시스 종가에 50%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이번 인수는 캐논의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엑시스 이전 캐논의 최대 인수·합병(M&A)은 지난 2010년 네덜란드 프린터업체 오세(Oce)를 19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스마트폰의 대두로 카메라 매출이 줄어들자 캐논은 프린터 등 다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이토 카즈요시 이와이코스모증권 애널리스트는 “캐논에 좋은 움직임”이라며 “이번 인수로 캐논은 카메라 자체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CCTV 설계와 운영 등 더 큰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엑시스는 카지노와 쇼핑몰 등에 들어가는 CCTV 장비를 판매하는 업체다. 특히 길거리나 공장 모니터링 등에 사용되는 CCTV 카메라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업체다. 1984년 설립된 엑시스는 세계 최초로 CCTV 카메라를 상용화했다. 현재 직원 수는 1900여 명에 이르며 세계 179개국에 진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글로벌 네트워크 카메라 시장은 현재 약 4600억 엔(약 4조2300억원) 규모이며 주변 기기를 더하면 약 1조6000억 엔에 이른다. 오는 2018년에 이 시장 규모는 3조 엔에 육박할 전망이다.
캐논의 CCTV 카메라 부문의 매출은 현재 연간 약 20억 엔 정도이나 엑시스 인수 이후에는 800억 엔으로 뛸 전망이다. 회사는 내년 이 부문에서 매출 1000억 엔, 순이익은 100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기기와 함께 신규사업의 양대 기둥으로 삼으려는 의도다.
캐논은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 일본 미국 유럽에 각각 본사를 두고 주요 사업을 분담하는 ‘세계 3극 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의료기기를 전담하고 일본은 디지털 카메라와 사무기기를 맡는다. 유럽은 오세와 엑시스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세계 3극 체제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향후 경기에 좌우되기 쉬운 소비재보다 기업용 제품으로 방향을 전환해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