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이 전세계 부유층 고객의 대규모 탈세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난 HSBC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BBC는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PAC)가 HSBC의 탈세 방조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며 필요할 경우 자료 제출을 명령할 계획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거릿 호지 PAC 위원장은 HSBC의 탈세 방조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글로벌 은행이 부유한 엘리트를 위해 비밀리에 이 같은 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법무부도 HSBC의 탈세 방조와 관련, 2012년 HSBC의 돈세탁 연루 혐의에 대한 기소유예를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HSBC는 2012년에 멕시코 마약조직 등의 돈세탁을 도왔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당시로서는 최대액인 19억 달러(약 2조816억원)의 벌금을 내고 기소유예에 합의한 바 있다.
인도 정부도 자국민이 HSBC의 비밀계좌 보유 사실을 확인, 명단 확인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은 9일 소득세 담당 부서가 계좌 소유주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8844계좌에 217억달러가, 미국은 8692계좌에 134억달러가 각각 관리되고 있었다. 인도는 1195개의 계좌가 포함됐다.
프랑스 검찰 당국도 지난해 11 월 탈세로 얻은 이익의 돈세탁에 가담한 HSBC의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전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HSBC 내부 문서를 입수해 HSBC가 203개국 고객 10만여명의 탈세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ICIJ에 따르면 HSBC는 왕실 인사, 공무원, 무기상, 독재자 등 각종 고객의 자금 1000억 달러(약 109조5500억원)를 관리하고 있었다. 이중에는 한국 고객의 자금도 20개 계좌에 2130만달러(232억원)가 있었다.
ICIJ는 홈페이지에 해외 63명의 명단만 공개한 상태. 한국 정부도 20개 계좌 추적에 나설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