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단결(一致團結) 일심동체(一心同體) 혼연일체(渾然一體)와 비슷한 말이다. 2·8 독립선언 당시처럼 나중에도 모든 애국지사들이 한마음이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점에서 대동단결을 생각하게 된다. 1917년에 임시정부 수립을 위해 박은식 신채호 등 14인이 작성한 문건의 제목도 ‘대동단결선언’이었다.
대동은 간단한 말이 아니다. 장자가 맨 처음 사용한 ‘대동소이(大同小異)’는 오늘날 그게 그거라는 뜻으로 흔히 쓰이지만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크게 보면 서로 같지만 작게 보면 각각 다르다는 말이다. 크게 보면 같다가도 작게 보면 다르니[大同而與小同異] 이것을 소동이(小同異)라 하고, 만물은 모두 같지만 다르기도 하니[萬物畢同畢異] 이것을 대동이(大同異)라고 한다.
그러니 한데 뭉쳐 무언가를 이루려면 대동은 기르고 키우고, 소이는 가꾸고 지켜서 관용과 화합을 바탕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 이른바 구대동 존소이(求大同 存小異)다. 일사불란한 단결만을 지향하면 독선과 독재로 흐르게 된다.
족보를 대동보(大同譜)라고 부른다. 사람마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이상사회가 대동사회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당한 6·25 같은 환난은 대동지환(大同之患)이다. 극작가 신봉승 씨가 3년 전 조선시대의 인물을 망라해 구성해본 모의내각에서 국무총리로 뽑힌 오리 이원익이 조세제도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주창한 것도 대동법이었다.
2018년 2월 9일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이다. 정부와 지자체, 국민 모두가 대동단결의 자세로 준비하고 협력해야 한다. 대동단결의 단(團)은 원래 둥글다는 뜻이다. 둥글게 한 덩어리가 돼야만 제대로 뭉친 것이다. 그런데 1990년 이날 민주정의당과 신민주공화당 통일민주당 3당이 합당해 민주자유당(민자당)을 창당했는데, 이것도 대동단결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