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한 아파트가 시공사와 납품업체간 갈등으로 입주 예정자들이 제때 입주를 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EG건설(이지건설)이 동탄2신도시 A9 블록에 분양한 'EG the 1(이지더원)' 아파트(642가구)는 지난달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정상적이라면 31일까지 이틀간 3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입주민들은 이삿짐만 집에 넣고 정작 몸은 들어가지 못했다.
화성시가 주택건설사용검사 승인을 받지 않은 이지건설에 이의를 제기하며 입주를 시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현재 주택법상 아파트 사업주체는 입주 전 해당 시·군으로부터 주택건설사용검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화성시가 승인을 해주지 않은 것은 EG더원 아파트에 인테리어 실내장식 마감재를 납품하는 한 업체가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이지더원 아파트의 견본주택을 시공했지만 본 공사에서는 배제됐다. 때문에 경기도와 화성시에 실제 시공아파트가 견본주택과 다른 마감재가 들어갔다며 민원을 제기하게 됐다.
이에 경기도 공동주택품질검수단이 확인한 결과 민원이 맞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화성시에 통보했다. 화성시는 EG건설에 시정 요구를 했지만 이가 지켜지지 않자 아파트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건설사의 입주안내만 받고 기존 집을 나와 이사를 진행중이던 입주 예정자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게 됐다.
화성시는 주민들이 사용 승인을 빨리 내달라고 민원을 제기하고 이지건설이 자재 변경에 대한 주민동의를 받아오자 지난 4일 저녁 승인을 해줬다. 때문에 이사를 진행하던 30여 가구는 5일 만에 정상적인 입주를 하게 됐다.
화성시의 한 관계자는 5일 "아파트 건설업체와 마감자재 납품업체, 입주 예정자들이 서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용 승인이 지연됐다"면서 "어제 부서별로 협의한 결과 승
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성시는 이와 별개로 이지건설이 승인 없이 주민을 입주하도록 하고 마감재를 변경하는 등 건축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 화성동부경찰서에 고발했다.
이지건설의 한 관계자는 두 가지 위법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마감재 납품업체와 계약조건 등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