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보령제약이 개발한 토종 고혈압 신약 ‘카나브(국산 15호 신약)’가 국내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잇따라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김은선 회장의 경영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은선 회장 지배구조 정점…지주사 격인 보령 45% 보유 = 보령제약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보령은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이하 비상장사의 경우 2013년 감사보고서 기준, 상장사의 경우 지난해 3분기보고서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장녀인 김은선 회장과 김은선 회장의 아들인 김정균씨가 각각 45.0%와 25.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 30%는 기타 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기타주주는 김 회장의 여동생 3명으로, 각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격인 보령은 그룹 주력회사인 보령제약의 최대주주로 29.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김은선 회장과 아들 김정균씨가 각각 12.18%와 1.39%의 주식을, 계열사인 보령메디앙스와 보령중보재단이 각각 5.34%와 0.1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인 보령 및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8.46%이며, 5% 이상 주요 주주로 국민연금이 6.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다른 주력사인 보령메디앙스는 김승호 회장의 막내딸인 김은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29.75%를, 보령이 20.15%를 갖고 있다. 나머지 50.10%의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보유 중이다. 또 보령메디앙스는 보령메디앙스천진상무유한공사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김 회장 아들 김정균씨…3세 경영권 승계 진행중? = 보령제약그룹 지배구조상에서 김은선 회장의 아들 김정균씨의 위치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어머니인 김은선 회장은 지난 2009년 취임 이래로 안정적으로 경영을 해오면서 2세 경영체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들인 김정균씨는 어머니에 이어 그룹 지주사 격인 보령의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보령제약그룹의 3세 경영자로 지목받는 김씨가 보령의 2대 주주로 떠오른 시점은 지난 2010년으로, 2009년 말 기준으로 10%에 그쳤던 지분율이 이듬해인 2010년 말 25%로 껑충 뛰어올랐다. 당시 보령의 주요 주주는 총 5명으로 구성됐는데, 김은선 회장과 김정균씨를 제외한 나머지 김 회장의 여동생 3명의 지분율(각각 15%씩)은 1년 새 5%P씩 떨어진 반면, 김씨의 지분율이 같은 기간 15%P 높아진 것이다.
업계에선 김씨가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데 그의 개인회사인 보령수앤수와 보령바이오파마가 중요한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령수앤수는 김정균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그의 개인회사다. 보령수앤수는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와 보령에이엔디메디칼 지분을 각각 96.43%와 70.00%를 갖고 있다.
앞서 2008년 말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으로 지분 54.0%를, 김은선 회장과 김정균씨가 각각 26.0%와 20.0%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9년 말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보령수앤수로 변경됐다. 2009년 기준 보령수앤수의 지분율은 65.6%, 보령은 33.7%였다. 이후 보령수앤수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을 계속 늘려오면서 2013년 말 지분율을 96.43%까지 끌어올렸으며, 김정균씨와 김은선 회장은 각각 3.2%와 0.4%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때 김정균씨가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보령바이오파마는 김씨와 그의 개인회사 보령수앤수에 재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령수앤수는 2013년 4억원 이상의 영업손실(별도 기준)을 냈지만, 보령바이오파마에 의한 지분법이익이 66억원 가량 발생하면서 약 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보령수앤수는 9억원 가량을, 보령바이오파마는 27억원 이상을 현금 배당하면서 보령수앤수의 최대주주인 김씨와 보령바이오파마 최대주주이자 김씨의 개인회사인 보령수앤수의 자금 마련을 도왔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