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코스닥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 '신흥 큰손 ' 등으로 불렸던 범LG가 3세 구본호 씨가 또 다시 국내 증시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남 조현준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컴즈'에 눈독을 들인 것. 구 씨의 등장에 갤럭시아컴즈의 주가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갤럭시아컴즈에 따르면 구 씨는 27일과 28일 시간외 매매(블록딜)를 통해 갤럭시아컴즈 지분 14.48%(447만1545주)를 사들였다.
구 씨가 사들인 주식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IB월드와이드, 동아원, 이희상 동아원 그룹 회장, 한국제분 등이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주당 3690원에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 투자 규모는 165억원 상당이다.
구 씨는 이번 인수로 조현준 갤럭시아컴즈 사장과 효성ITX에 이어 갤럭시아컴즈의 3대주주가 됐다
단번에 3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이 워낙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구 씨의 이번 투자를 '단순투자'라고 추측하고 있다.
최근 어머니 조원희 씨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던 범한판토스 지분 82%를 매각해 약 5000억원을 손에 쥔 구 씨가 본인의 장기(?)인 주식투자에 나섰다는 것.
구 씨는 과거 코스닥 업체 투자로 큰 재미를 본 바 있다. 2006년 엠피씨, 액티패스, 동일철강 등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둔 것.
갤럭시아컴즈 측에서도 "현재 구본호 씨의 지분 매입과 관련한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면서도 "과거 구 씨의 투자 성향을 살펴봤을 때 단순 투자로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 씨 역시 공시를 통해 "투자를 위한 취득"이라며 "회사의 주요 주주로서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적법한 절차로 주주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 씨의 갤럭시아컴즈 인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과거 엠피씨 지분 투자 당시 주가조작 혐의를 받았기 때문.
또한 최근 미국 국적자로서 주식양도세 20억원을 내지 못하겠다며 조세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승소하면서 '검은 머리 외국인'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구 씨의 과거(?)가 어떻든 일단 시장에서는 구 씨의 주식시장 복귀를 환영하는 모양새다. 구 씨의 갤럭시아컴즈 주식 매입 소식에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른 것.
특히 시장에서는 구 씨가 범한판토스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구씨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의 동생 고 구정회 창업고문의 손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으로 범 LG가 인사로 구분된다.